
명선도 해맞이
새벽 4시...휴대폰 알람이 울린다. 일년전 이맘때 일출촬영도 할 줄 모르는 초보가 명선도를 방문했었다. 여명이 좋았었던 기억밖에는 아무런 기억도 없다.
오늘도 그 여명을 보기 위하여 차를 몰고 달린다. 하늘은 맑은데 낮은 안개가 깔려 아무래도 오메가는 없을 것 같은데 차를 간월재로 돌릴까도 생각해본다. 지난해의 여명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. 그래도... 새벽 6시에 명선도(진하해수욕장)에 도착해 보니 아무도 없다.
파아란색에 보라색을 적당히 머금고, 붉은 기운을 간직하고 외롭게 떠 있는 작은섬...
무언가 허전하고 빈공간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.
그래서, 그 섬과 같이해 본다.
허전한 느낌은 없는데, 쓸쓸함이 남는다. 에이~~, 춥게 느껴지잖아.
낮게 깔린 헤이즈때문에 오메가는 없을 것 같다.
이른 새벽인데, 고기잡이 나갔던 배가 갈매기를 몰고 들어오고 있다. 삼각대와 장비를 챙겨들고 모래사장을 뛰어가서 방파제에 올라 갈매기를 맞이한다.
붉은 해가 중간에서부터 떠오른다. 언제나 이 순간이면 가슴이 벅차 오른다.
태양을 가슴가득 안고 싶다.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다.
빛이 좋다. 노오란 빛줄기가 좋다.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...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.
자연을 담는다는 것 그 자체가 무모한 도전이 아닌지도 모르겠다. 그저 있는 그대로를 받이들여야 하는데 작은 공간에 모든 것을 담는다는 것이 무리일지도 모르겠다.
2007년 12월 8일 진하해수욕장 명선도에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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